올해 회사채시장에서 처음 조달에 나선 LS전선이 모집액보다 네 배 많은 투자 수요를 모았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지역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극복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이 1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48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지난해 10월 발행(1.6 대 1) 때보다 청약 경쟁률이 크게 높았다. 8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3년물에 3300억원, 4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 1500억원이 들어왔다.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음에도 흥행에 성공했다. 미국이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동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지역은 LS전선의 주요 해외 매출처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중동을 비롯한 북미, 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해저케이블 등 초고압전력선 설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꾸준한 수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LS전선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12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2017년, 2018년에 이어 3년 연속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었다. 자회사인 LS전선아시아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춤했던 중국과 인도법인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LS전선은 넉넉한 투자 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17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