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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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세대(5G) 테마 투자의 키워드는 ‘투자 대상의 다변화’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5G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면서 5G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기기, 콘텐츠 업종까지 폭넓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가 5G의 확산 단계에서 긍정적 영향을 받을 투자대상을 가려내는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기에는 망구축 장비 및 부품업체에 투자하고, 단말기 보급이 이뤄지는 시기에는 이와 연관된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며 “5G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콘텐츠주가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5G 확산기, 장비·전자 관련 종목 주목

삼성전자, 5G 대장株 '우뚝'…韓·美 등 주요국 시장 선점
세계 양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이 올해 본격적인 5G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작년에 5G 테마를 주도한 장비주 바람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은 화웨이(점유율 30%) 삼성전자(23%) 에릭슨(20%) 노키아(14%)의 4강 체제가 형성됐다. 삼성전자는 2018년까지 점유율이 5% 수준에 불과했지만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의 5G 시장을 선점하며 ‘몸집’을 불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반도체는 물론 네트워크 장비까지 5G 혜택을 폭넓게 받을 수 있어 5G 관련주 가운데서도 ‘대장주’로 꼽힌다. 류태형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삼성에 부품을 공급하는 에이스테크, 오이솔루션, 이노와이어리스를 주목해야 한다”며 “에이스테크는 에릭슨, 오이솔루션은 노키아와 에릭슨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 타자는 스마트폰·콘텐츠

업계에서는 지난해 1500만 대 선에 그친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2억 대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5G 스마트폰 시장 성장의 수혜주로는 삼성전기를 비롯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체들이 꼽힌다.

MLCC는 전류 흐름을 제어하고, 전자파 간섭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4G보다 높은 주파수를 쓰는 5G는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기 위해 이전보다 20~30% 많은 양의 MLCC가 들어간다.

5G 확대에 따른 실적 반등 기대에 삼성전기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 9월 이후 삼성전기 주가는 48.70% 상승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기를 1조1578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작년 9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기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그만큼 삼성전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호의적이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종목들 가운데엔 와이솔이 최선호주(톱픽)로 꼽힌다. 와이솔은 스마트폰 부품인 표면탄성파(SAW)필터(불필요한 주파수를 거르는 부품)를 삼성전자 등에 공급한다. 와이솔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8.8배로 경쟁사들에 비해 저평가됐다.

장기적 관점에서 5G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콘텐츠주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2년까지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82%를 동영상이 차지할 전망”이라며 “동영상 콘텐츠가 5G 네트워크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42.7%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지만 유료 구독자 비중은 2019년 말 기준으로 7.7%에 불과하다. 그만큼 성장 여력이 풍부하다는 의미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 SBS와 통신 3사 등 국내 OTT 사업자 및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수혜주로 꼽힌다.

게임 콘텐츠도 5G 네트워크를 통해 도약을 노린다. 5G의 특징인 초고속·초저지연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대량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게임이라는 분석이다. 박완필 파트너는 “고사양 게임의 대명사인 엔씨소프트의 신작들이 모바일로 출시되면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매수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