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고급 탱커(중형 유조선) 수주에 성공한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및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IMO 2020) 시행으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조선사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미포조선, 유조선 3척 수주…外人 '사자'에 조선주 반등 조짐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300원(7.50%) 오른 4만7300원에 마감했다. 삼성중공업(4.49% 상승) 한국조선해양(1.16%) 등 다른 주요 조선주도 상승세를 탔다.

현대미포조선에는 이날 하루에만 61억원 규모의 외국인 순매수가 이뤄졌다. 러시아 국영해운사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MR탱커(중형 유조선) 3척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얼음과의 충돌을 견디며 항해할 수 있는 쇄빙선 사양으로 설계될 예정이어서 수주액은 기존 MR탱커보다 비싼 척당 5000만달러 이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석유화학업체 로열더치쉘도 12척의 LR2탱커(중대형 유조선) 선박 용선처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조선사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경재 CGS-CIM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삼호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외국인들은 국내 조선주 매수를 눈에 띄게 늘리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서만 각각 398억원, 1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IMO 2020’이 본격 시행되면서 외국인이 한국 조선업체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IMO 2020은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을 기존 3.5%에서 0.5%까지 낮추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주들은 기존 선박에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아예 LNG 연료 추진선으로 바꿔야 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고선 가치는 하락하고 선박 교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LNG 연료 추진선 발주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