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해외 영토 확장에 따른 성장 스토리가 부각받으면서 주식시장에서 승승장구했던 게임주들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업종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신작 ‘리니지2M’의 흥행을 기반으로 질주하고 있지만 나머지 종목들은 흥행작 부재 속에 주가도 힘을 잃은 모습이다.

엔씨만 빼고…'눈물의 게임株' 올해는 볕들까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넷마블은 1700원(1.95%) 오른 8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상승했지만 넷마블 주가는 작년 고점에 비해 35.51% 떨어졌다.

지난해 선보인 대규모 신작 ‘BTS월드’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5.5% 감소한 2283억원이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게임업종 대장주 자리를 두고 다투던 엔씨소프트와의 시가총액 차이는 9일 기준으로 5조7167억원까지 벌어졌다.

주가 부진은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게임주들의 공통적 현상이다.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게임 제작사인 펄어비스, 컴투스, NHN은 주가가 작년 고점에 비해 각각 19.37%, 20.85%, 25.59% 떨어졌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게임산업의 트렌드가 제작기간이 오래 걸리는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으로 이동하면서 제작사들의 신작 출시 주기가 길어졌다”며 “대작이라고 불릴 게임이 드물고 어렵게 출시된 기대작들도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면서 실적과 주가 모두 부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기다리는 중국 시장 재개방도 요원하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는 2018년 3월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版號·게임서비스 허가권) 발급을 중단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게임업계 내부에서는 판호 발급 재개에 대해 사실상 포기한 분위기”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계기로 발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예상은 지나친 낙관”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사들의 신작 흥행에 따라 종목별로 주가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웹보드게임 규제 완화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NHN, 하반기에는 대규모 신작 출시를 앞둔 넷마블과 펄어비스가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