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기산일(26일)을 앞두고 코스닥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배당락(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짐)과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오면서 변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시장의 배당락 영향은 유가증권시장보다 작은 데다 매년 1월에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1월 효과’를 고려하면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조언도 나온다.
코스닥 소재·부품·장비株 '1월 효과' 노려라
배당 기산일 앞두고 숨죽인 증시

24일 코스닥지수는 8.71포인트(1.34%) 하락한 638.91로 마감했다. 개인투자자가 34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투자가가 5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7일 배당락에 앞서 주가 하락을 대비한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변동폭을 키웠다.

올해 말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26일 장 마감까지 해당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배당 기준일(30일)까지 주주명부 등에 반영되기 위해선 2영업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배당락 이후에는 배당 권리가 사라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배당락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모든 투자자들이 배당 이후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론 배당락만큼 떨어지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배당락 영향 작은 코스닥

유가증권시장보다 평균 배당률이 낮은 코스닥시장은 배당락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 때문에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물로 인해 발생하는 변동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주식의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한 거래가 배당기산일을 전후로 이뤄져 주가 하락 요인이 된다”며 “하지만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배당락일에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이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행 코스닥시장의 대주주는 발행 주식 수의 2%(유가증권시장은 1%)를 보유하거나 지분가치가 15억원 이상이면 해당한다. 세법상 대주주 요건은 주주명부가 확정되는 배당기산일이 기준이다. 기산일 이전에 요건을 벗어나야 양도소득세(양도차익의 27.5%)를 물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배당기산일 이전에 주식 비중을 축소하던 흐름이 배당락 당일엔 주가 상승을 노리고 매수세로 유입된다는 관측이다.

‘1월 효과’도 기대

중소형주의 연초 수익률이 좋게 나타나는 ‘1월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지금이 코스닥시장에 주목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최근 미·중 1차 무역협상 타결의 훈풍이 대형주에서 중소형주까지 확산되면서 그동안 줄곧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빛을 볼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매년 1월 코스닥지수(2017년 제외)는 상승했다. 코스닥벤처펀드 등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쏟아낸 2018년에는 14.42% 올랐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이 1월 효과를 누릴 수혜주로 꼽힌다. 매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계기로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분석도 많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관련 중소형주들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이미 반등을 시작했다”며 “내년 1월에는 바이오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헬릭스미스, 메지온, 메디톡스 등 바이오 종목이 올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화학재료 등을 생산하는 솔브레인은 개인과 외국인 수급이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352억원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382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보유 비중을 줄였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