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배당주 투자 시즌이기는 하지만 기업 실적이 부진한 곳이 많아 고배당주가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이 높은 낙폭과대 대형주 가운데 내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올해는 오는 26일 장 마감 전까지 주식을 사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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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낙폭과대주 주목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 구성 기업 가운데 180여 곳이 12조5000억원 안팎을 올해 결산배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150에서는 92곳이 약 3700억원을 배당으로 풀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각각 1.5%, 0.5%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 증시는 수급상 배당주를 매수해 수익을 내기 유리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들이 하반기에 선물을 집중 매수하면서 선물은 고평가된 반면 현물은 저평가돼 있다”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을 노리는 외국인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차익 거래가 일어나 배당주에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쥐꼬리 수익?…연말 배당주 '7%+α' 거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 이상 배당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은 25개다.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두산(7.6%)이 꼽혔다. 이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쌍용양회(7.4%), 효성(6.3%), 기업은행(5.9%), 하나금융지주(5.8%), 우리금융지주(5.6%), DGB금융지주(5.5%), 현대중공업지주(5.3%) 등이 지목됐다. 코스닥시장에선 GS홈쇼핑의 배당수익률이 4.6%로 가장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수 구성 종목 중 주가 낙폭이 큰 고배당주는 기관투자가의 연말 ‘윈도드레싱’(보유 종목 종가 관리)으로 ‘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당수익률로 주가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종목을 고르면 연말에 괜찮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런 조건에 맞는 종목으로 코스피200에서 롯데하이마트, 메리츠종금증권, SK이노베이션, 한국가스공사 등을 꼽았다. 코스닥150에선 GS홈쇼핑, 코엔텍, 와이지원, 슈피겐코리아, SK머티리얼즈 등을 언급했다.
쥐꼬리 수익?…연말 배당주 '7%+α' 거둔다
주가·배당수익 모두 따져 팔아야

고배당주를 샀다면 파는 시점도 중요하다. KB증권 퀀트팀은 배당주 매도 시점을 ‘초고배당주’(배당 수익률 4.1% 이상)와 ‘일반 고배당주’(2.8~4.1%)로 나눠 판단하기를 권했다.

초고배당주의 경우 주가가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오르면 배당금을 받지 말고 26일 전 바로 팔 것을 추천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초고배당주는 배당금만 보고 투자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배당락일이 지나면 고배당은 더 이상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지 못해 주가가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올랐지만 배당수익률에 못 미치면 배당은 받되, 배당락일에 매도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도 배당락일에 배당을 받고 손절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배당수익률 2.8~4.1%짜리 고배당주는 주가 향방을 지켜보며 초고배당주보다 천천히 매도할 것을 제안했다. 고배당주 가운데 내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1분기까지 보유하는 전략도 추천했다.

김민규 연구원은 “새해가 되면 투자자들이 성장성 있는 종목을 다시 찾는 경향이 있다”며 “예상 매출 증가율이 높은 기업은 연초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에 맞는 종목으로는 KT&G, 금호산업, 한라홀딩스, E1, GS홈쇼핑, 아이마켓코리아, 효성 등을 꼽았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