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27일 오후 3시43분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회사 베어링 PEA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4위 택배업체 로젠택배 매각 작업이 본격화한다. 택배업계 업황이 좋은 데다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개인고객 대상 택배사업에 강점이 있어 인수전 흥행이 예상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어링 PEA와 매각주관사 씨티마켓글로벌증권은 다음주 초 로젠택배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베어링 PEA가 보유하고 있는 로젠택배 지분 100%다.

매각 측은 사전 수요조사(태핑)를 하고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예비입찰은 내년 1월 중순께 이뤄질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수요 증대로 택배업계가 앞으로 상당 기간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로젠택배 인수전에 다수의 원매자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999년 설립된 로젠택배는 시장점유율이 9~10%에 이르는 중형 택배업체다. 택배업계 빅 3인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효율적 운영을 통해 탄탄한 이익을 내고 있다.

로젠택배는 개인 대상 택배사업 비중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전체 택배 물량 중 90% 이상이 개인 고객에서 나온다. 개인 택배 물량은 기업 택배에 비해 단가가 평균 300원가량 높다. 거래 대상 개인도 수백 곳에 달해 ‘거래처 편중도’가 낮다.

베어링PEA는 2013년 로젠택배 지분 100%를 16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후 물류터미널을 7개에서 10개로, 전국 지점을 230개에서 300개 이상으로 확충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 덕분에 작년 3610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42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지난해 352억원에서 올해 4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로젠택배의 매각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16년 CVC캐피탈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까지 맺었다가 무산됐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