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홍콩 시위 사태 여파로 올해 최악의 실적 부진에 빠졌다.

서울옥션은 세계 3대 미술품 경매시장인 홍콩에서 매년 경매를 열고 있는데, 시위가 6개월째 이어지면서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22일 코스닥시장에서 서울옥션은 10원(-0.19%) 내린 5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1만4000원을 찍었던 주가는 1년 새 62.8% 떨어졌다.

서울옥션은 홍콩에서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 개정 반대로 촉발된 시위가 11월 현재까지 이어지며 타격을 크게 받고 있다. 2008년 홍콩 미술품 경매시장에 진출한 서울옥션은 현지에서 연간 4회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말마다 열리는 거센 시위로 투자자들이 대거 홍콩을 빠져나가 낙찰이 저조했다.

지난달 서울옥션이 진행한 홍콩 정기경매에서는 낙찰총액이 66억원에 그쳤다. 작년 10월 경매 때 160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실적이다.

올해 연간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도 579억원으로 지난해 매출(620억원)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은 작년 88억원에 비해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옥션은 24일 홍콩 그랜드하얏트살롱에서 경매를 앞두고 있다. 이번 경매에는 총 143억원 규모의 미술품 68점이 나온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옥션의 실적과 주가 회복은 홍콩 시위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가 될 수밖에 없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1만4000원에서 62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