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8일 오후 4시10분

네 번째 매각을 추진 중인 성동조선해양이 국내 중소기업 등 일곱 곳으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 원매자가 적어도 3000억원이 넘는 성동조선 인수자금 조달에 성공해 본입찰까지 완주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과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경남 창원의 중소기업 HSG중공업, 컨설팅업체 야긴글로벌 등 일곱 곳의 원매자로부터 LOI를 접수했다. 대다수 원매자가 성동조선 1·2야드 중 일부만 분할해 인수하겠다고 밝혔지만 HSG중공업은 성동조선 전체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HSG중공업은 150명 정도의 직원을 둔 중소 특수운반하역·조선해양플랜트 설비 업체다.

성동조선해양 측은 오는 13일 본입찰을 해 이들 원매자로부터 인수제안서(LOC)를 받아 연말까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매각 시도는 지난해 3월 정부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성동조선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결정한 뒤 네 번째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을 성동조선 회생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매각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란 게 구조조정업계의 중론이다.

한 구조조정업계 관계자는 “성동조선 청산가치만 3000억원에 달하고 인수 후 공장을 다시 돌리려면 추가로 1000억~2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대규모 인수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증명해야 하지만 이날 LOI를 제출한 원매자 중 이런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어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입찰에서도 네 곳이 LOI를 제출했지만 본입찰 때 자금조달 능력 등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못해 성동조선 매각이 무산됐다.

올해 말까지 매각에 실패하면 성동조선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바로 파산 절차로 넘어갈 전망이다. 1년6개월로 정해진 회생계획안의 가결 기한을 늦추기 위해 지난 9월 성동조선은 채권단과 합의해 ‘회생계획 변경안’을 법원으로부터 승인받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