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비재 펀드가 평균 30%가 넘는 연초 이후 수익률을 올리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수익률 상위권은 아시아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장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재주가 최근 크게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수익률 30%…해외 소비재펀드 '쑥쑥'
亞 소비재 펀드 수익률 고공행진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외주식형 소비재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31.94%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24.02%)을 7.92%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펀드별로 보면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상품이 상위권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산운용사 가운데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독보적인 성과를 올렸다. ‘미래에셋퇴직플랜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펀드가 33.2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어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가 33.24%로 뒤를 이었다.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로는 ‘대신아시아컨슈머’(18.54%), ‘IBK퇴직연금럭셔리라이프스타일’(18.13%)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뛰어난 성과를 바탕으로 설정액도 빠르게 불어나는 추세다. 최근 1개월간 유입된 자금만 1464억원에 이른다. 관련 펀드 전체 설정액 3672억원의 39.9%에 달하는 규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중국 소비재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갔으나 최근 들어 흐름이 반전됐다”고 설명했다.

“中 정부 내수부양 의지 반영”

해외주식형 소비재 펀드 수익률이 연초부터 계속 높았던 건 아니다.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은 5.87%에 머물렀다. 수익률이 최근 들어 급격히 개선됐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내수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중국 소비재 종목의 주가가 상승한 게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중국 정부는 지난 9월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내수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박종관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팀장은 “중국은 지금까지 수출에 힘입어 성장했지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경제성장률 둔화를 겪으며 내수 부양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이 좋은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펀드의 구성 종목을 보면 포트폴리오 내 비중 상위 5개 종목 가운데 4개가 중국 내수주다. 여행 기업인 중국국제여행사(펀드 내 비중 7.1%),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6.5%), 교육기업 신동방교육그룹(4.8%), 보험사 핑안보험(4.6%) 등이다.

박 팀장은 “미·중 무역분쟁 타결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당분간은 지금과 같은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펀드 구성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올라 단기 수익을 노리고 투자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