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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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연일 강세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합의 기대감이 커진 데다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가 급격하게 하락(강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더 더 내려갈 수 있어 동조흐름을 보여온 원화 역시 1130원 수준까지 빠질 수 있다는 게 외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6일 오전 10시 2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오른 1158.1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일 120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한 달 여 만에 40원 넘게 내렸다. 그간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해온 미중 무역협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 확대로 위험선호현상을 자극해서다.

관세 철회 가능성과 양국 실무 담당자들의 긍정적인 발언이 지속되고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5일(현지시간) 1단계 합의 타결에 대해 "매우 좋은 진척"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고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현재 무역협상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주말(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은 1단계 무역 합의를 위해 기존에 부과한 관세 가운데 일부를 철회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위안화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위안화는 지난 8월5일 11년 만에 7위안 선을 돌파한 후 9월 초 7.1876위안까지 치솟았다.하지만 전날 역내, 역외 위안화는 각각 6.9890위안, 6.9838위안까지 하락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7위안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현재도 7위안선에 근접한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CNH)는 전날보다 0.0029위안(0.04%) 소폭 상승한 7.0055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양국의 1단계 합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일부 관세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위안화는 7위안 아래로 떨어졌다"며 "전날 중국 인민은행이 대출 금리를 인하한 것도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로 해석되면서 위안화 강세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급락에 원화도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위안화가 6.7위안대에서 6.9위안대로 상승하기 전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 수준이었다.

이 증권사 김효진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가 원화에 선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업황 개선 여지가 생기면서 외국인이 주식 매수에 나서 원화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 등을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중 1단계 합의 이후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윤 하이투자선물 연구원은 "1단게 합의 이후에는 지적재산권(IP), 산업보조금 문제 등 까다로운 협상이 남아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재차 상승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