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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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메디톡스의 소송 장기화가 실적도 깎아먹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 3분기에 소송 비용 증가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실적(어닝 쇼크)을 발표했다. 메디톡스의 3분기도 어닝 쇼크가 예상되고 있다.

4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이 회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151억원보다 급감한 수치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65.2% 감소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비용의 핵심은 메디톡스와의 소송 관련에서 나왔다. 양사는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균주 출처와 관련해 국내와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소송 비용이 지난 2분기 38억원에서 3분기 10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소송 비용에 대한 부담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4분기 기대했던 국내 민사소송 1심 결과는 내년 1분기로 지연됐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과는 내년 10월께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며 "따라서 소송 관련 비용은 계속해서 지출되며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소송 및 관련 비용은 대웅제약의 실적 뿐 아니라 주가에도 부담이란 분석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와 계속되고 있는 공방의 해결 없이는 의미있는 실적개선과 주가상승은 힘들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전망이 좋지 않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의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518억원이나, 영업이익은 47.5% 감소한 1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30% 밑돌 것"이라고 추정했다.

메디톡스의 3분기 영업이익 역성장에도 소송 비용이 자리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다면 메디톡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다. 소송 비용의 증가는 대웅제약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균주와 보툴리눔톡신 제제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국내외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서는 중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