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통해 지분 늘려오던
라임·알펜루트·아이온 등
대규모 투자 손실 우려
디스플레이용 장비 전문업체 리드(753 0.00%)가 임직원 횡령 혐의로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 리드에 투자했던 라임자산운용을 비롯한 국내 사모 헤지펀드들이 수백억원대 투자 손실을 볼 위기에 처하게 됐다.

코스닥 퇴출 위기 몰린 리드…헤지펀드 수백억 물렸다

리드는 30일 자사 임직원에 대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날 장 시작 전 리드의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우려가 생겼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를 정지시켰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 약 3주 내에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하고, 이후 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기업심사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부지검은 지난 29일 리드의 부회장 박모씨와 부장 강모씨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6년 한 코넥스 상장사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를 인수한 뒤 수백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리드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리드의 미전환사채 잔액 규모만 226억원(10월 1일 기준)에 이른다. 최근 최대 1조5000억원 규모 펀드 환매를 중단키로 한 라임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리드의 최대주주였던 라임운용은 전날 장내 주식 매도 등을 통해 보유 비율을 14.17%에서 3.33%까지 줄였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1일 라임이 51억원 규모 리드의 전환사채(CB) 약 355만 주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 주당 전환가액이 1436원이었는데, 현재 주가는 753원에 불과해 거래 정지를 앞두고 급히 손절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CB까지 합하면 여전히 보유 비율은 21.70%에 달한다. 최근 전환가액(4회차 CB 1436원)으로 추산하면 라임이 들고 있는 CB(잠정 682만 주) 규모만 최소 98억원이다.

KB증권도 리드의 CB 보유 지분이 30.26%에 달한다. KB증권은 라임과 대규모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KB 보유분 역시 사실상 라임운용의 지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TRS는 매도자인 증권사가 주식·채권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 등 총수익을 매수자(자산운용사 등)에 이전하고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장외파생거래다. KB증권의 보유 CB(잠정 933만 주) 투자 규모는 134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에이원자산운용(보유비율 8.85%), 알펜루트자산운용(5.99%) 등 자산운용사들도 CB로만 리드에 수십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드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2014년 9월 코넥스시장에, 2015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잦은 최대주주 변경에 실적(2분기 영업손실 28억원)까지 부진해 주가 흐름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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