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 기대치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비중을 대폭 낮추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공략을 통해 영광을 되찾자는 것이 LG디스플레이 전략이지만 증권업계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400원(2.82%) 내린 1만3800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르는 가운데 전날 크게 악화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것에 또 한 번 타격을 받았다. 이날 유진투자증권(1만8000원→1만6000원), 키움증권(2만3000원→1만7000원) 등 6개 증권사가 LG디스플레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손실은 4367억원으로 전분기(-3687억원)는 물론 시장 예상치(-3321억원)보다 적자폭이 컸다. 3분기에 TV용 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떨어진 탓이다.

OLED 신규 설비가 가동에 들어가면서 2000억원가량의 감가상각비가 반영된 것도 영향을 줬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매출원가율(매출원가/매출)은 6년 만의 최고치인 95%”라며 “원가는 높아지는데 판매 가격은 하락해 제품을 팔아도 돈을 남기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에는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적자가 6000억~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업황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TV가 많이 팔려야 LG디스플레이가 살아나는데, LCD TV 가격이 급락하면서 OLED TV 수요가 늘어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OLED TV 목표 판매량이 600만 대 중반이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때 밝힌 700만 대에서 판매량 목표치를 낮춘 것”이라며 “실제로는 600만 대 팔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차입금이 10조원을 넘으면서 연간 금융비용이 3600억원에 달하는 점도 실적 개선을 어렵게 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