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 CEO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9개월 약효' 임상 약물혼용 발생
'임상관리 문제' 지적 동의하지만
12개월 추적 임상에선 약효 입증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가 17일 서울 신림동 본사에서 ‘엔젠시스’ 임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가 17일 서울 신림동 본사에서 ‘엔젠시스’ 임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골드만삭스가 ‘임상시험 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엔젠시스(VM202)’ 개발에 성공할 확률이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한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번 임상을 통해 불확실성이 제거됐기 때문에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74,400 -0.93%) 대표(64)는 17일 서울 신림동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렇게 강조했다. 헬릭스미스는 최근 바이오주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대 관심주로 떠올랐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엔젠시스 개발 성공 확률을 60%에서 22%로 대폭 낮추고, 헬릭스미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바꿨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임상 관리가 엔젠시스 개발의 새로운 리스크(위험)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골드만 보고서는 잘못된 것”

골드만삭스는 헬릭스미스의 목표주가를 24만원에서 6만4000원으로 낮췄다. 이 영향으로 헬릭스미스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7400원(8.24%) 떨어진 8만2400원에 마감했다.

김 대표는 골드만삭스 지적에 대해 “완전히 틀린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나온 3-1b상 결과를 보면 엔젠시스의 약효가 명백하게 증명된다”며 “주가는 폭락을 겪은 9월 이전 수준보다 오히려 더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릭스미스는 최근 ‘임상 오염’ 사건을 겪었다. 문제가 된 임상은 헬릭스미스가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적응증(약의 치료 대상이 되는 질병)으로 미국에서 최근까지 진행한 임상 3-1상이다.

플라세보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가짜 약을 투여해야 하는 일부 환자에게 엔젠시스를 잘못 투여한 게 문제였다. 3-1상은 두 갈래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9개월 약효 추적을 한 3-1a상이고, 다른 하나는 12개월 추적을 한 3-1b상이다. 약물 혼용이 발생한 건 3-1a상이다. 김 대표는 “3-1b상은 톱라인(잠정 발표) 데이터가 혼용 가능성 없이 아주 깨끗하게 나왔다”며 “기존 약물에 비해 월등한 약효를 보인다는 것도 통계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말한 통계학적 수치는 ‘통증 감소 델타값’이다. 문진을 통해 환자가 느낀 통증의 정도를 수치화한 것을 말한다. 엔젠시스는 이번 3-1b상에서 6·9·12개월 기준으로 각각 1.1, 0.9, 0.9의 높은 통증 감소 델타값을 나타냈다. 이 정도 수치는 약효가 있다는 뜻이라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약이 효과가 없음에도 있다고 응답할 확률인 P값은 각각 0.010, 0.044, 0.046이었다. 임상통계학 권위자인 안형진 고려대 의대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P값이 0.05 미만이면 수치에 신뢰도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11월 말, FDA에 보고서 제출

김 대표는 “3-1a상도 혼용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추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르면 11월 말에 FDA에 제출할 3-1상 최종 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증 감소 분야는 FDA가 3상을 두 개 이상 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3-2상도 추가로 할 계획”이라며 “올해 말부터 2021년까지 3-2상을 한 뒤 그해 말에 FDA에 최종 허가 신청을 할 것”이라고 했다.

엔젠시스에 대한 적응증 확대도 추진 중이다. 아직 치료제가 없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에 대한 3상을 미국에서 하고 있다. 루게릭병으로도 미국에서 임상 1상을 마쳤고 내년에 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으로는 내년에 국내에서 1상을 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출시 범위를 넓히기 위해 유럽 임상도 준비 중”이라며 “3-2상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기술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나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분자유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1996년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를 창업했다.

양병훈/임유 기자 hu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