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열기가 높아지면서 부동산과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대체자산 운용사들이 성장하고 있다. 오피스빌딩과 항공기·선박 등 실물자산에서 사모대출펀드(PDF) 등 해외 재간접 펀드로 투자 범위를 넓히며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 설정 규모 13조원, 총 운용자산(AUM) 26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다. 올 들어 펀 드자산을 2조원 이상 늘리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선보인 부동산 공모펀드 9개 중 6개를 이지스자산운용이 출시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2010년 전후에 설립된 1세대 부동산 투자사 마스턴투자운용과 제이알투자운용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운용사에서 벗어나 2017년 부동산펀드 겸영 등록을 하고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원조 코람코자산운용 역시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신생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의 약진도 눈에 띈다. 올초 설립된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기업금융과 헤지펀드 등 다양한 투자상품을 발굴해 단기간에 AUM 2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외 부동산 전문 운용사 한강에셋자산운용도 올 들어 펀드 설정 규모 1조원을 넘겼다.

은행·증권 등 그룹 계열 대체투자 운용사 역시 고속 성장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은 8조원 안팎의 펀드를 조성했다. 2016년 설립된 메리츠대체투자는 미국 대형 금융회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동산 대출 펀드 위주로 자산을 늘리고 있다. 2017년 신한금융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별도로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를 모태로 설립한 신한대체투자운용은 그룹 글로벌투자은행사업부(GIB)의 지원을 발판삼아 다양한 재간접 투자상품을 내놓고 있다.

국내 대체 자산운용사들이 글로벌 대형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공모펀드와 리츠 등으로 자본조달 통로를 다변화하고,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특정하지 않은 펀드)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