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 사이에서도 대체투자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저금리 환경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체투자는 손실 위험이 큰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 상품보다 안정적으로 ‘예금금리+α’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 대상과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부산 엘시티 분양대행수수료를 담보로 한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출시했다. 연 수익률은 6% 정도다. 서울 잠실과 도곡 두 지점에서만 팔았는데 하루 만에 모두 마감됐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이온킹’ ‘오페라의 유령’ 등 뮤지컬 공연의 매출채권, 돼지고기 수입 및 판매에 따른 채권, 방탄소년단(BTS)의 공연과 음원 판매 매출채권 등을 유동화해 판매했다.

김승철 KB증권 WM본부 대체상품팀장은 “예·적금 금리가 연 1~2%대로 떨어진 데다 주식, 주가연계증권(ELS) 등 기존 시장이 부진에 빠지면서 대체투자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투자 상품은 연 4~7%대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많다. 높은 변동성을 싫어하는 자산가들의 수요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당분간 이 같은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가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등 주요국이 상당 기간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장기 금리 하락세가 대체투자의 상대적인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 간 옥석 가리기도 예상된다. 김 위원은 “경쟁 심화로 대체자산 가격의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인프라와 같은 수익 현금 흐름의 안정성이 뛰어난 자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자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지분 투자 방식보다는 안정적인 수익과 고금리를 추구하는 중순위 대출 투자 방식이 유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