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하던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조정을 받던 2차전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관련주도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당분간 삼성그룹주의 강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그룹株펀드 '대장' 따라 진격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주 펀드 24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06%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4.53%에서 한 달 사이 10%포인트 가까이 회복했다.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이 3.73%로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 상장지수펀드(ETF)(3.42%), 우리모아드림삼성그룹(3.38%),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ETF(3.27%), 한국투자골드적립식삼성그룹(3.24%) 등도 높은 수익을 올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급등한 것이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 4만40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장중 4만9650원까지 올랐다.

마이크론이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 수요가 근본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에 주가가 급등했다.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IM(IT·모바일)사업부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내년 낸드 판매가 크게 늘어 영업이익이 올해의 두 배인 5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MLCC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로 삼성전기도 반등하고 있다. 삼성전기 주가는 이달 들어 15.60% 상승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MLCC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판매 호조로 모듈 솔루션 사업부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발생이 늦어지면서 그간 조정을 받은 삼성SDI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부터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본격화된다”며 “내년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