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산업에 투자하는 ‘4차 산업 펀드’가 올 들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펀드의 투자 대상은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 5세대(G) 이동통신, 빅데이터 등 다양한 미래 먹거리를 아우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이 넘는 4차 산업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03%(지난 26일 기준)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벤치마크(비교 대상 지수)로 쓰이는 코스피200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 4.92%의 두 배를 웃돈다.

가장 수익률이 좋은 건 ‘KB통중국4차산업’ 펀드로 연초 이후 26.22%다. 이어 ‘삼성KODEX글로벌4차산업로보틱스’ 상장지수펀드(ETF) 26.09%, ‘삼성로스차일드4차산업빅데이터’ 펀드 25.95% 등이다.

좋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금은 빠져나가고 있다. 올 들어 4차 산업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2177억원에 달한다. 최근 1개월간은 113억원으로 속도가 느려졌지만 여전히 순유출 상태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4차 산업 분야에서는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전쟁 등 걸림돌이 사라지면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첨단산업 펀드답게 비교적 최근에 선보인 것이 많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79개 펀드 가운데 설정 후 2년이 안된 펀드가 40개에 달한다. 자산운용 업계는 4차 산업의 유망함이 사회적으로 부각된 시기에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뤘다고 설명한다. 박 매니저는 “4차 산업이라는 주제로 묶였지만 투자 지역과 대상은 천차만별”이라며 “가입 전 투자 대상이 무엇인지 잘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