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진출한 외국집합투자기구(역외펀드)가 15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기관투자가의 해외 투자가 크게 늘면서 역외펀드 수가 급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까지 등록된 역외펀드는 총 1530개였다. 역외펀드는 해외에 있는 자산운용사가 한국 투자자를 상대로 자금을 모아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를 뜻한다.

한국 진출 역외펀드는 최근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말까지 금감원에 등록된 역외펀드는 15개에 불과했다. 이후 빠르게 늘어 2015년 500개를 넘어섰다. 2016년엔 700개, 지난해 2월엔 1000개를 돌파했다. 올해엔 7월까지 233개가 새로 등록됐다.

대부분의 역외펀드는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등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설정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금 운용 규모가 큰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기 위해 역외펀드를 주로 활용하면서 등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펀드 설립지는 영국령 케이맨군도(571개), 미국 델라웨어주(351개), 룩셈부르크(285개) 등 운용 규제가 약하고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적은 조세피난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요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 블랙스톤의 역외펀드가 56개로 가장 많았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