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군살' 빼자…高배당 빛나는 롯데쇼핑
유통 대표주인 롯데쇼핑이 지난해 연간 순손실을 본 데는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유형자산손상차손이 결정적 이유가 됐다. 올 들어 이 회계항목이 크게 개선되며 펀더멘털(내재가치)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00억원대에 달한 유형자산손상차손은 올 들어 분기당 평균 6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최근 1~2년간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을 한 효과가 올 들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 점포 가치 하락 부담 벗나

유형자산손상차손은 자산가치가 정상 수준을 넘어서 급격히 하락하는 손상 징후가 나타날 때 반영하는 장부가액과 회수가능액 간 차액을 말한다. 롯데쇼핑은 중국 및 국내 대형마트 점포 등의 가치 하락으로 이들의 회수가능금액이 장부가액을 크게 밑돌면서 지난해 1281억원의 유형자산손상차손을 냈다. 전년(659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로 불어난 금액이다. 2017회계연도 59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롯데쇼핑은 유형자산손상차손으로 인해 464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올 들어선 유형자산손상차손이 1분기 13억원, 2분기 344만원에 머물렀다.

순이익도 1분기 1091억원, 2분기 768억원으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2분기 순이익 규모는 실적 발표 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240억원)보다 3.2배 많은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자산가치가 떨어진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을 가속화한 게 올 들어 손실 부담 축소로 이어졌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5월 롯데백화점 부평점을 모다아울렛 운영사인 모다이노칩과 마스턴자산운용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등 올 들어 점포 ‘군살빼기’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부터 국내 마트 부문 126개 전 점포를 대상으로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롯데쇼핑의 10개 아울렛 백화점 대형마트 점포를 담은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는 오는 10월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마트 및 백화점 부문의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국내 역시 이익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히 접근할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배당 가능할까

롯데쇼핑은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낸 와중에도 1470억원의 결산배당금을 지급했다. 중·장기적으로 그룹 내 주요 상장 계열사의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롯데쇼핑의 순이익 컨센서스는 3501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 배당수익률 컨센서스는 3.9%로 지난해(2.4%)보다 1.5%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배당성향은 51.9%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조조정을 통해 순손익 구조는 정상화됐지만 업황 부진 및 산업구조 변화로 인해 영업실적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부담 요인이란 지적이다.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쪼그라들면 순이익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롯데쇼핑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804억원으로, 전년 동기(5970억원)보다 14% 많다. 그러나 3개월 전 7334억원→1개월 전 7129억원→현재 6804억원으로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