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윳돈을 환율 관련 파생금융상품에 넣어뒀던 상장사들이 2분기에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폭이 커졌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환율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일 때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목표상환선도(TRF·Target Redemption Forward) 등 환율 관련 상품에 가입한 상장사들의 손실폭이 컸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소재를 생산, 판매하는 코스닥 상장사 덕산네오룩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작년 하반기 TRF 상품에 가입해 올해 상반기 6억3332만원의 파생상품거래손실을 봤다. 덕산네오룩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한 59억원이었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작년 하반기 22억원에 달했던 파생상품평가손실이 상반기에 ‘0’이 된 것을 보면, 환율 급등으로 TRF 평가손이 불어나자 손실을 확정짓고 해당 상품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상반기 말 달러당 1113원 선에서 올 5월 1194달러대로 치솟았다.

에이스침대도 상반기 5억6105만원의 파생상품처분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해외투자매도가능금융자산과 관련해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할 목적으로 국민은행 등과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엔 6억8404만원의 파생상품처분이익을 봤다.

반면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로 일부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상장사는 짭짤한 평가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식품사 동서의 ELB 공정가치는 작년 말 50억3000만원에서 상반기 말에 50억8650만원으로 늘었다. 연 환산 수익률은 2.2%로, 연 1.4% 수준인 1년짜리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 ELB는 기초자산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주가연계증권(ELS)과 비슷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은 높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