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현대무벡스가 ‘옛 가족’들과의 지분 관계를 청산하고 있다. 같은 현대그룹 계열사였다가 2016년 매각되면서 남남이 된 현대증권(현 KB증권)의 상환우선주를 모두 정리했다. 역시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상선과의 지분 관계도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현대무벡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초 KB증권에 106억여원을 지급해 우선주 83만여 주의 상환을 마쳤다. KB증권과 현대무벡스의 지분 관계는 완전히 해소됐다. 지난해 KB증권이 보유한 우선주 83만여 주를 상환한 데 이은 조치다.

현대무벡스의 전신인 현대유엔아이는 2014년 초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그 대가로 우선주를 발행했다. 이후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증권은 2016년 KB금융그룹으로 넘어갔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해 현재의 KB증권이 됐다. 이 과정에서 현대증권이 받은 우선주도 KB증권으로 승계됐다. 지난해부터 이 우선주 상환이 가능해지자 현대무벡스는 바로 상환을 시작해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왔지만, 여전히 현대무벡스의 주요 주주로 남아 있는 현대상선이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도 관심이다. 현대상선은 현대무벡스 지분 19.0%(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현대무벡스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내놓거나, IPO 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지난 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IPO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 맡았다.

현대무벡스가 상장하면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가 현대무벡스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장치도 있다. 칸서스네오 사모투자전문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 콜옵션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무벡스의 최대주주인 현 회장 및 현 회장이 지목하는 제3자는 이 CB 및 전환주식의 40%까지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갖고 있다. 이 CB는 지난해 3월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주당 전환가격은 6293원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