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으로 여행객 수요가 급감한 항공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불안한 대외여건으로 환율까지 상승(원화 약세)하면서 실적 회복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만6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7월 초부터 주가는 21.11% 하락했다. 일본 노선 매출이 비중이 30%가 넘는 티웨이항공 주가도 같은 기간 19.30% 떨어졌다.

LCC들이 지방공항발 일본행 노선을 잇달아 축소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하반기 실적 부진은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일본 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인천~오키나와 노선 등을 감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선 항공 예약은 출발 시점보다 1~2개월 전에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노선 탑승률 하락은 이달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가치 하락도 항공사에 부담이다. 지난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8원까지 올라 2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항공기 도입과 항공유 구매 등을 외화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은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외화환산손실 규모가 커진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단거리 여객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탑승률과 운임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3분기 들어 유류비 단가가 안정화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비용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