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17일 삼성전기가 올 2분기에 시장의 기대보다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와 내년의 실적 예상치를 나란히 하향하면서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12만9000원으로 내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추정한 삼성전기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한 1조9366억원, 영업이익은 18% 감소한 1703억원이다. 이는 시장 추정 평균치인 매출액 1조9887억원, 영업익 1874억원을 밑도는 수치다.컴포넌트솔루션 부문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재고 소진이 계획처럼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정보기술(IT) 부품향 가격 하락폭도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적자 사업부인 패널레벨패키징(PLP) 매각이 완료되면 올해 상반기 실적은 상향 조정된다고 짚었다. 실적 발표 이후 전망치에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6억~700억원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올 3분기부터는 MLCC 주문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계절적인 IT제품의 성수기 진입과 스마트폰 업체들의 5세대(5G) 이동통신 단말기 출시 등도 3분기 MLCC의 물량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며 "2020년 이후에도 5G 단말기 증가와 중국 공장 가동 등으로 인해 물량 증가 가시성 높다"고 판단했다.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를 각각 16%, 19% 하향했지만 이를 매집 구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전장용 MLCC의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된 2017년 하반기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 1.4~1.5배가 밴드 하단으로 작용했다. 현재 PBR 1.39배로 부담 없다는 판단이며, 전장용 수요는 2020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일본의 경제 보복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를 넘어 자동차·기계 산업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미 한국 주력 업종과 대표 기업들의 ‘급소’를 파악하는 작업을 마쳤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관련 업계에는 태풍 전야의 긴장감이 돌고 있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장치)에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시장을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어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의 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한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TV, 가전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쓰여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린다.자동차 파워트레인에는 MLCC 중에서도 높은 사양의 제품이 장착된다. 내연기관차 파워트레인에는 400~600개, 전기자동차 제품에는 3000개가량의 MLCC가 들어간다. 자동차의 전장(전기·전자장치)화가 빨라지면서 수요는 더욱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 1대에는 파워트레인을 포함해 1만5000개 이상의 MLCC가 들어간다. 스마트폰(1000개), TV(2000개) 등에 비해 훨씬 많다. 삼성전기가 중국 톈진에 자동차 전장용 MLCC 공장을 짓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수요 때문이다.자동차 파워트레인에 들어가는 MLCC는 일본 무라타제작소와 TDK가 세계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무라타 본사 앞 호텔에는 세계에서 몰려든 구매 담당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파워트레인용 MLCC는 무라타와 TDK가 세계 시장의 100%를 점유하고 있어 대체가 어렵다”며 “일본이 핀셋으로 집듯이 한국 완성차 업체를 겨냥해 수출을 규제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장비인 초정밀 카메라에 들어가는 광학렌즈 원천기술도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최근 내놓은 ‘일본 수출규제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수소차에 들어가는 화학소재를,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핵심 부품인 변속기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기계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관세청의 지난해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 특수목적기계와 일반목적기계 산업의 대일 의존도(전체 수입 중 일본 수입 비중)는 각각 32.3%, 18.7%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만간 일본이 추가 제재를 통해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와 기계가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박상용/이호기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NH투자증권은 27일 삼성전기에 대해 "올 2분기 실적이 저점"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이 증권사 이규하 연구원은 "올 2분기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465억원과 1711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라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높은 재고 수준과 부진한 수요 회복, 모듈 부문의 비수기 돌입으로 이익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다만 올 3분기부터는 전분기 대비 실적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이 연구원은 "MLCC 물량 회복세 지속, 패널레벨패키지(PLP) 사업 매각에 따른 기판 사업 적자가 축소될 것"이라며 "전략 거래선 신제품 출시로 모듈 부문 이익이 증가해 다시 실적은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부진한 업황에도 불구하고 주가 반등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그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IT 수요 부진으로 MLCC 가격 하락 및 물량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5G향 수요 증가로 MLCC 수급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