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다른 산업 소재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일진그룹의 ‘투톱’ 상장사인 일진머티리얼즈일진다이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수소차나 2차전지 관련 주요 소재의 국산화 바람이 불면 두 업체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에서다.

日 수출규제, 수소車·2차전지 소재로 확대 조짐에…일진머티리얼즈·다이아, 반사이익 기대 '강세'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일진머티리얼즈와 일진다이아는 각각 0.25%, 1.34% 올랐다. 두 종목은 7월 들어 상승률이 각각 8.43%, 25.08%에 달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조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영향을 받았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일본이 그동안 면제해온 1100여 개 수출 품목에 대한 수출 심사를 하게 되면 수소차나 2차전지 같은 한국의 신성장 산업 관련 소재들이 목록에 오를 수 있어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동박(일렉포일) 생산 업체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일렉포일을 생산하기 전인 1989년까지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했다. 현재는 일진머티리얼즈가 국내 일렉포일 시장 점유율 1위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92.1%인 2939억원이 일렉포일에서 나왔다. 미쓰이·후루가와·니폰덴카이 등 일본의 2차전지 업체들이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일진다이아는 수소연료탱크를 생산하는 자회사 일진복합소재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수소산업 관련 소재는 일본 의존도가 높아 향후 수출 규제 확대 대상으로 언급된다. 기체확산층(국산화율 0%), 수소저장탱크(40%), 전력변환장치(50%) 등이 국산화율이 낮은 주요 소재다.

국산화율 확대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일진복합소재는 한국의 수소탱크 관련 독점 사업자로 국내에서 안정적인 수소탱크 관련 기술성을 보여 왔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수소차 ‘넥쏘’에도 수소탱크를 납품하며 1차 하청 업체로 승격했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버스에 압축수소연료 탱크 모듈을 납품하면서 매출이 증가세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8.8% 증가한 285억원을 올렸다. 일진복합소재는 연료저장탱크의 소재인 탄소섬유 전부를 일본 도레이사로부터 수입하고 있지만 또 다른 공급망을 확보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