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투자증권이 정유 업종에 대해 "하반기 우려보다 기대 요인이 많다"고 4일 평가했다.

전유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아시아 수출 원유판매가격(OSP) 상승으로 2분기까지 정유업체들의 영업환경이 순탄하지 않았지만 하반기에는 수요와 공급 모두 기대 요인이 많다"고 분석했다. 2분기 OSP는 산유국들의 감산과 생산 차질 탓에 전분기 대비 배럴당 1달러 수준의 상승이 있었고 정제마진은 5.4달러 가량 하락했다. 정유 업체들이 원재료는 비싸게 사고 완제품은 저렴하게 팔았다는 의미다. 전 연구원은 "전분기 대비 40원 높아진 원/달러 환율 효과가 그나마 우호적은 여건을 조성해줬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반기에는 수요와 공급 모두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분석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와 미·중의 생산조정을 근거로 들었다. 전 연구원은 "IMO 2020 규제 대응을 위해 3분기 말부터 선제 수요가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과 중국의 생산조정 누적 효과도 하반기에는 수급개선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상반기 미국 정제설비 평균 가동률은 89.9%로, 2018년 평균 대비 3.2%p 낮았다. 생산량이 줄어들며 미국 내 휘발유와 중간유분 재고도 5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중국 역시 NOC와 티팟 설비들의 가동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티팟 정제설비가 집중된 산둥 지역내 5월 석유제품 재고는 휘발유와 경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24% 감소했다.

화학 업종에 대해서는 아직 더 떨어질 곳이 남았다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시황의 바닥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글로벌 수요 둔화와 납사 가격 상승, 미국과 중국의 공급량 부담이 겹쳐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원유에서 추출한 석유화학 원재료인 납사 가격이 오르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었는데 미국 ECC와 중국 CTO·MTO 공급까지 늘어 수급 밸런스에 위협을 끼친다는 평가다.

그는 "올레핀·폴리머·합섬원료 등 화학제품 전 체인의 가격은 납사 상승폭에 못 미쳤거나 오히려 하락했다"며 "제품 가격 상승폭보다 원재료가 상승폭이 더 커지며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주요 제품들의 래깅 스프레드는 모두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순수화학업체보다는 원재료 하락이나 개별 제품별로 수급상황 개선되며 이익체력이 향상될 수 있는 종목별 접근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