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별들의 전쟁' 한경스타워즈…'수익률 52%' 메리츠證 우승
메리츠종금증권은 대회 내내 균형 잡힌 투자종목군(포트폴리오)으로 착실하게 수익률을 쌓았다. 5세대(5G) 이동통신주(株)와 콘텐츠 관련주 등을 집중 매매해 1위를 기록했다. 강팔이 거둔 누적 수익률은 52.04%에 달한다. 대회 기간인 3월 4일부터 6월 21일까지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18%, 1.18% 하락했다. 약세장에서 거둔 뛰어난 성과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MSCI 신흥국지수에서의 한국 주식 비중 축소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참가한 11개 팀 중 6개 팀이 누적 손실률 20%를 넘어 탈락하는 등 녹록지 않았다.
강팔은 대회 첫주부터 경쟁자들을 제치고 앞서 나갔다. 대회 중후반에는 라이온투자자문의 ‘라이온’ 팀과 1위를 놓고 공방전을 벌여 대회의 긴장감을 높였다.
강팔은 지난 5월에만 라이온에 세 번 추월당했다. 당시 라이온은 시장에서 주목받던 그래핀(강도가 강하고 전류 전달 속도가 빠른 물질) 테마주의 순환매를 이용, 서원과 대창에 투자해 강팔을 위협했다. 강팔은 골판지 관련주 신대양제지에 발목이 잡혔다.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강팔은 해성옵틱스 등 카메라 관련주를 매수해 다시 흐름을 되찾았고 대회가 막을 내린 시점까지 1위를 지켰다.
강팔, 5G 관련주 공략 ‘주효’
강팔의 수익률을 이끈 주역은 5G 이동통신주다. 통신장비업체 에치에프알로 669.71%의 놀라운 수익률을 거뒀고 유비쿼스홀딩스(182.75%), 오이솔루션(130.4%) 등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여기에 콘텐츠 제작 관련 종목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강팔이 주목한 종목은 키네마스터다. 키네마스터는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과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 전문 기업이다. 강팔은 키네마스터에서 107.46%의 수익을 냈다.
대회 시작 전 출사표에서 이들은 “시장 주도주를 찾아 적절한 시기에 산다”고 매매전략을 공개했다. 실전투자에서도 특정 업종에 매달리지 않고 대회 막판까지 유연한 사고방식을 고수했다. 이 방법이 통했다.
집단지성도 우승을 일궈낸 원동력이었다. 강팔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매전략을 공유했다. 보유할 주식과 매도할 주식을 추렸고 날마다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짰다. 매일 오후 2시30분에 모여 ‘주식을 팔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팀 기준에 따라 종목을 산 후 여전히 상승 여력이 강한 종목은 남겨두고 그렇지 않은 종목은 회의가 끝난 뒤 매도했다.
김민기 차장은 “주가가 직전 바닥에서 최대 절반 가까이 오른 종목 중 탄탄한 실적과 기술력을 지닌 곳을 가려내 조정받을 때마다 매수했다”며 “‘2차 시세 분출’을 노린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SK증권 ‘분투’
2등을 차지한 하나금융투자 ‘멘토스’ 팀도 묵묵히 수익을 냈다. 대회 중반까지 10% 안팎의 누적 수익률을 유지했다. 멘토스의 위기는 대회 10주차에 찾아왔다. 반도체 관련 회사인 네패스신소재가 희토류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신사업에 대한 우려로 멘토스는 그주에만 14.37%의 수익률을 반납했다.
큰 폭의 수익률 하락이라는 쓴 맛을 본 멘토스는 이후 단기매매에 집중해 부진한 수익률을 회복했다. 5G 관련주인 쏠리드와 신공항 관련주 동방선기 등이 멘토스가 선택한 종목이다. 멘토스의 최종 수익률은 12.29%였다. SK증권 경기 PIB센터의 최종학 차장은 누적 수익률 3.45%로 3위에 올랐다.
강팔과 1위 경쟁을 펼치던 라이온은 누적 수익률이 47.40%였지만 대회 룰을 위반해 실격했다. 특정 종목에 전액을 ‘몰빵’해서다. 한경스타워즈에서는 한 종목 투자 비중을 최고 4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한경스타워즈 1위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상패, 2위와 3위에게는 각각 500만원과 300만원 및 상패를 준다. 국내 최고(最古)의 실전투자대회인 한경스타워즈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진행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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