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동산에 베팅하라…年 6%대 배당 기대"
“일본 부동산시장은 잃어버린 20년에서 탈출해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도쿄 등 중심가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히는 한동우 한국투자신탁운용 아시아비즈니스부문 상무(49·사진)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투자자라도 500만원의 최소 가입 금액만 내면 얼마든지 연 6% 이상 배당수익이 기대되는 일본 부동산 공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상무는 한투운용이 2017년부터 잇달아 내놓은 일본 부동산펀드 ‘흥행’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도쿄 오피스 임대료 급상승

글로벌 부동산시장에서 일본은 투자 유망 국가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한 상무는 “2010년대 이후 일본 경기 회복세를 이끈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 몇 가지 요인이 맞물리면서 일본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레버리지 효과’다. 한 상무는 “부동산으로 이익을 내려면 자금조달 금리를 낮춰 레버리지 효과를 최대한 누려야 한다”며 “일본은 ‘제로(0)금리’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연 0.8~1.0%에 불과해 조달비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펀드의 최종 수익률을 판가름하는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관점에서도 일본은 다른 지역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설명이다. 한 상무는 “일본 부동산 거래금액은 미국 다음으로 커 매각에 어려움이 있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보다 거래 투명성이 높으면서도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등 상승세를 뒷받침할 호재가 많다는 것도 강점으로 지목된다. 한 상무는 “오피스빌딩은 일본의 고용률이 거의 100%에 육박하면서 사무실 확장과 본사 신축 등 수요가 급증했다”며 “롯폰기힐스 등 대규모 도시재생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주변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부동산 중개업체인 미키상사에 따르면 도쿄 도심지역 오피스 빌딩의 3.3㎡당 월평균 임대료는 2012년 2분기 1만3717엔에서 작년 4분기 2만579엔으로 약 50% 상승했다. 같은 기간 평균 공실률은 9.3%에서 1.9%까지 낮아졌다.

도쿄 도심 공실률이 2%를 밑돈 것은 1991년 이후 27년 만이다. 한 상무는 “일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자산을 처분하고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큰손들로부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알짜 부동산 편입

한 상무는 일본 부동산시장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일본 부동산 공모펀드를 2017년 국내 최초로 출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해 9월 6일 설정된 ‘한국투자도쿄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이 첫 작품이다. 이 펀드는 도쿄 남부 해안 매립지인 아리아케 지역에 세워진 오피스빌딩에 660억원을 투자했다. 설정 후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 연 5.6~6.1%를 배당했다.

같은 해 10월 26일 설정된 ‘한국투자도쿄중소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 펀드는 도쿄역에서 2㎞ 떨어진 중심가 오피스빌딩에 270억원을 투자했다. 평균 배당수익률은 연 6.1~6.7%에 달했다. 한 상무는 “아직 만기까지 기한이 충분히 남았지만 건물 가격이 많이 올라서 잠재 매수자와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투운용은 3일부터 세 번째 펀드인 ‘한국투자도쿄한조몬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을 모집한다. 이 펀드는 주요 관공서가 밀집한 도쿄 지요다구 한조몬 지역 지상 13층 규모 오피스빌딩에 6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 3월 준공 후 글로벌 공유 오피스업체인 위워크가 10년간 건물 전체를 임차했다. 한 상무는 “6개월마다 연 6%가량 배당수익률을 안겨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상무는 지난해 1월부터 한투운용의 아시아지역 투자 총괄을 맡은 뒤로도 매달 두 차례 이상 일본 출장을 다녀오는 등 일본 부동산 투자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는 1994년 대학 졸업 후 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1998년 릿쿄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해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 국제부 등에서 일본 주식·채권 등의 운용을 맡았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는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일본 신규 비즈니스 발굴을 주도하면서 부동산펀드 출시를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한 상무는 “20년 이상 일본 현지 증권·운용사 등과 다져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유망한 투자처 발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