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법정관리 신청
국내 유일한 태양광 잉곳 웨이퍼 제조업체인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따른 후폭풍이다. 국내 태양광산업 전반이 위기에 휩싸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웅진에너지는 24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20일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이 발표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신용평가 결과에서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신청서를 접수한 서울회생법원은 신청에 결격 사유가 없으면 1~2일 안에 채권 추심 및 임의적 자산 처분을 막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릴 전망이다. 이후 심사를 거쳐 한 달 이내에 웅진에너지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웅진그룹 계열사인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발전에 쓰이는 잉곳,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한때 LG, SK, 한솔, OCI 등 대기업이 같은 사업을 했지만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현재는 모두 사업을 철수하거나 도산했다.

국내 태양광산업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룽지, 중한 등이 생산시설을 5배 이상 늘리면서 또다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웨이퍼 가격은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2013년 1.22달러 수준이던 웨이퍼 한 장 가격은 2017년 77센트까지 추락했다. 2019년 현재는 40센트 수준으로 2017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웅진에너지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올해 코웨이를 인수한 웅진그룹의 사업 조정 작업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웅진그룹은 올초 1조6800억원을 투입해 코웨이를 인수한 뒤 웅진플레이도시, 웅진북센 등 계열사를 매물로 내놨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이미 지난 1분기에 웅진에너지 보유 지분을 전액 손실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열사에 채권채무가 없어 웅진에너지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지주사와 계열사에 발생할 리스크는 없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