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부담으로 고전하고 있는 두산건설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약 315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일반 주주들의 참여 부진으로 당초 목표한 4200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8일 두산건설에 따르면 회사 주주들은 전체 배정 신주 3억3466만여 주 가운데 약 2억5100만 주를 청약했다. 이날까지 이틀 동안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주당 1255원에 청약을 접수한 결과다. 최초 배정 물량의 25%가량인 실권주는 미발행 처리키로 했다.

두산건설의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이 중 약 2억4000만 주, 3000억원어치를 청약했다. 배정분보다 많은 물량을 초과 청약하며 적극적인 자회사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두산중공업 몫을 제외한 일반 주주의 청약 규모는 약 1100만 주, 150억원어치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일반 주주의 청약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두산건설 주가가 유상증자 결의일인 지난 2월 13일 1900원에서 이날 1275원까지 32.89%(625원) 급락하면서 청약 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주 발행가액과의 가격 차이는 20원에 불과하다. 주금 납입일은 10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

청약금액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이번 증자로 두산건설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553%에서 267%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잠재부실을 손실 처리하는 과정에서 5807억원의 순손실을 인식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5478억원, 영업손실은 522억원이었다.

앞서 두산건설과 별도로 최대 5274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두산중공업은 9일까지 구주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