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증시가 올 들어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서만 30% 넘게 뛰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거래일 연속으로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하이증시 올해만 30% 뛰어…닛케이, 3일 연속 연중 최고치 갈아치워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30.6% 상승했다. 연초만 해도 경기불안 우려가 컸지만 각종 경기 지표가 예상보다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17일 발표된 중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6.4%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앞서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하며 전월(1.5% 상승)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지난달 달러화 기준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하며 두 달 만에 상승 반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잇따라 양호한 지표가 발표되면서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크게 누그러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타결 가능성이 부각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중 무역협상이 마지막 라운드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도 순항하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1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3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11.31% 상승했다. 중국 경기개선 움직임과 미국의 엔화 강세 압력이 구체화되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증시에서도 야스카와전기(3.31%), 고마쓰(1.94%), 히타치건설기계(1.31%) 등 중국 수출과 관련이 많은 업종이 상승을 주도했다. 시게미 요시노리 JP모간자산운용 연구원은 “먼 장래에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가능성까지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 증시를 억눌렀던 불안감도 눈에 띄게 약해졌다. 주식시장의 안정 여부를 나타내는 지표인 ‘닛케이평균 변동지수(VI)’는 지난 16일 14.82로 2018년 8월 이후 7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일본 시장을 떠났던 외국인 자금도 이달 들어선 7억2000만달러(약 817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다만 중국과 일본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시선이 적지 않다. 하트풋 이셀 UBS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연구원은 “미·중 갈등 완화와 중국 경제 반등신호 등에 힘입어 중국 증시 투자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이전 같은 상승폭을 유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