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 2일 오후 3시5분

두 차례 공개 매각 실패 이후 조건부 인수자 찾기에 나섰던 성동조선해양(이하 성동조선)이 결국 세 번째 공개 매각에 나선다.

최근까지 여러 투자자와 접촉했지만 자금 조달 능력을 가진 투자자를 끝내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과 매각주관사 삼일PwC회계법인은 오는 15일께 매각공고를 낸 뒤 다음달 초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계획이다. 본입찰은 이르면 내달 말이나 6월께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4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성동조선은 지난해 8, 12월 두 차례에 걸쳐 공개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1차 매각은 194만㎡ 규모의 조선소 전체를 통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2차 매각은 분할 매각이 추진됐다. 2차 매각엔 싱가포르계 펀드 컨소시엄, 국내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국내 중소형 전략적 투자자(SI) 등이 입찰에 참여해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매각 측은 싱가포르계 펀드 등 2차 매각 당시 LOI를 냈던 5곳을 대상으로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참여제안 공문을 보냈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스토킹 호스는 수의계약으로 사전에 인수 예정자를 확보한 뒤 공개 경쟁입찰에 부치는 매각 방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토킹 호스 매각에서도 자금 조달이 문제가 됐다”며 “조선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관심을 두는 곳은 있지만 아직 수천억원을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핵심 조선 시설이 갖춰져 연간 최대 32척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성동조선의 2야드(92만8769㎡) 등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일감이 떨어져 지난해 8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성동조선의 경영 정상화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차 공개 매각을 준비 중인 매각 측은 국내에선 인수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의 투자자들을 접촉하고 있다. 성동조선을 조선업 진입 교두보와 인력 양성 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