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월 이후 글로벌 증시에서 미국보다 중국 등 신흥국의 우세를 점쳤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나 달러화 가치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올해는 신흥국으로 무게추가 이동할 것이란 얘기다.

"美 증시 작년만 못해…中·인도·브라질 유망"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다우지수는 지난달 7.2% 올랐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0~12월 미 국채금리 상승과 경기 하강 우려 등으로 11.8% 급락했다. 하지만 올 들어선 가파른 상승세로 ‘V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 증시의 회복세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이제 막 기업 실적이 꺾이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최근 흐름은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이 아니라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작년 10월부터 증시가 부진하자 주식 비중을 줄이고 일찍 장부를 마감(북클로징)한 펀드들이 올해 주식 운용을 재개한 것이 연초 반등을 이끌었다”며 “여기서 더 올라가려면 실적 자신감이 생겨야 하는데 작년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증시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엔 미국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그 패턴을 신흥국이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미 중앙은행(Fed)이 경기 부진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좋게 나올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 강세가 최근 주춤한 것도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이유 중 하나”라며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 중단에 합의하면 중국 증시에 힘이 더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중 눈여겨볼 만한 지역으로 박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와 브라질도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