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상승세를 이어온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주가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탈(脫)원전으로 대표되는 정부 에너지정책의 근본적 변화 없이는 더 이상 오르기 어렵다는 게 근거로 꼽혔다.

석 달간 40% 오른 한전, 박수칠 때 떠나라?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은 400원(1.15%) 내린 3만44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가 하락했지만 한전은 작년 10월11일(2만3850원) 이후 3개월여 동안 44.2% 급등했다. 한전 계열사인 한전KPS 역시 작년 11월14일부터 이날까지 24% 올랐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들 종목을 포함한 유틸리티 업종 주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21% 상승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고 원자력발전소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유틸리티주의 상승세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내놓은 ‘박수칠 때 떠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유틸리티 업종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그는 “원전 비중의 점진적 축소라는 정책 골격을 현 정부가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해외 원전 수주 역시 2009년 이후 전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은 한전에 대해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0.4배 수준이라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본다”면서도 “연료비 연동제를 포함한 요금체계 개편 등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 속도는 느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