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증시가 새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신임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새 정부의 공약 이행 여부와 금리상승 가능성, 환율 움직임 등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개혁 물결' 브라질, 증시 연일 최고치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브라질 주식형펀드 10개는 최근 한 달 평균 7.66%의 수익을 냈다. 3개월 수익률은 16.64%에 달한다. 지난달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풍랑이 거셌지만 브라질은 순항했다.

브라질 증시는 지난해 10월 우파 성향의 보우소나루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달 2일 사상 처음 90,000포인트를 넘어선 보베스파지수는 8일 92,031.86까지 올랐다. 연금제도 개편과 공기업 민영화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브라질 증시는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핑크 타이드(좌파정권 물결)’의 본거지였던 브라질에서 30여 년 만에 들어선 우파 정권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이 지난 5년 평균치를 밑도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정부의 개혁정책이 계획대로 이뤄져야 중장기적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급진적 공약에 관한 논란과 야당의 견제가 심하다”며 “공약 추진이 지연되거나 정치적 갈등이 불거지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서도 브라질 증시에 투자할 수 있다.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브라질 ETF 중에선 ‘iShares MSCI Brazil ETF’(코드명 EWZ)가 대표 상품이다. 총보수는 0.59%다. 국내 운용사 ETF 중에선 브라질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없다.

연 10% 안팎의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는 브라질 국채도 있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작년 1월3일 브라질 국채를 매수해 12월31일 매도했다면 연 3.3%의 수익을 거뒀다. 헤알화당 원화 환율이 연초 323원에서 연말 288원으로 크게 하락한 탓에 수익률이 표면이자율에 크게 못 미쳤다.

브라질 채권 관련 불확실성은 올해도 높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금리 상승 위험 때문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브라질은 경기 회복 등과 맞물려 하반기부터 물가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연말이나 내년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락, 글로벌 유동성 감소 등으로 원·헤알 환율 변동성도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 센터장은 “금리와 환율을 감안하면 올해 브라질 채권 기대수익률은 연 8% 수준”이라며 “장기투자자에게는 변동성 확대 시기가 분할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