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직구’(직접구매)가 주춤한 와중에도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투자자를 겨냥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증시 부진으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관련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자 해외주식사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직구' 주춤해도…증권사들 마케팅 경쟁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해외주식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빌려주고 대여 수익을 얻는 서비스를 국내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까지 확대했다. 삼성증권은 연말까지 해외주식 거래 고객에게 최대 6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MY 해외주식 리워드’ 이벤트를 한다. 대신증권은 해외주식 계좌를 처음 개설하면 20달러어치의 주식을 증정하고, 해외주식 거래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애플과 아마존 등 미국 증시의 우량주식을 90% 할인된 가격에 살 기회를 준다.

증권사가 해외 주요국 주식거래에 부과하던 최소수수료도 사라지는 추세다. 투자자들은 해외주식을 매매할 때 건당 거래 규모가 아무리 작아도 일정액을 수수료로 내왔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미국과 중국, 홍콩과 일본 주식에 대해 이 같은 최소수수료를 폐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국과 홍콩 주식에 적용되던 최소수수료를 없앴고, 미국 주식에 대해서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키움증권은 최근 미국 주식 거래의 최소수수료를 없앴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해외주식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하반기 들어 국내 브로커리지 수익(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55곳의 3분기 위탁매매 수수료는 9103억원으로, 전분기(1조3048억원)보다 30.2% 감소했다. 주식거래가 급감한 탓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28조4959억원으로 2분기(41조7331억원) 대비 31.7% 줄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 해외 증시 성적이 올해보다 부진하더라도 해외주식 마케팅을 줄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