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외국인들의 ‘러브콜’에 힘입어 약 5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동안 해외 플랜트 수주가 감소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수주 실적이 개선되면서 투자자의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림산업은 4500원(4.52%) 오른 10만4000원에 마감했다. 2013년 10월22일(10만8500원) 후 최고가(종가 기준)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이후 36.8% 올랐다. 상승세를 이끈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이후 대림산업을 73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대림산업에 외국인 '러브콜'…주가 5년 만에 최고가 찍어
대림산업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787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49.4% 늘었다. 하지만 올 들어 10월 말까지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주력인 플랜트 부문 수주가 급감한 게 핵심 요인이었다. 2016년 말 4조3000억원이었던 해외 플랜트 수주잔액은 올해 3분기 말 1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여파로 중동 수주 물량이 급감했던 대림산업은 4분기 들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광물회사 마덴의 1조원 규모 암모니아 플랜트를 수주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플랜트 수주잔액이 연말까지 2조3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2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여전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다는 것도 강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대림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5.8배다. 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 평균(7.0배)에 미치지 못한다.

배당 매력도 크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에 따라 2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14.13%)이 배당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림산업은 주당 배당금을 300원에서 1000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과 비슷한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을 가정하면 올해 주당 배당금은 1600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