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8조원 규모의 수소전기차(FCEV)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소차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일진다이아는 3450원(19.01%) 오른 2만1600원에 마감했다. 일진다이아는 자회사인 일진복합소재를 통해 현대차 수소차(넥쏘)에 수소탱크를 공급하고 있다. 이날 유니크(수소제어모듈 생산)가 가격제한폭(29.96%)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코오롱머티리얼(14.29%·연료전지 분리막) 인지컨트롤스(9.63%·온도제어 모듈) 풍국주정(7.41%·수소가스) 한온시스템(4.51%·에어컨 등 공조시스템) 등 수소차 관련주가 동반 상승했다.

전날 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FCEV 사업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투자로 국내에 승용차·버스 등 수소차 50만 대 양산체제를 마련하고, 5만여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의 계획은 정부의 수소차 보급 정책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FCEV 보급 관련 예산을 1425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를 310곳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충전시간이 짧고 주행거리가 길지만 충전소 보급이 걸림돌이었다”며 “정부 정책으로 수소차 보급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FCEV 개발이 현재 시작 단계여서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FCEV는 2025년 전후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워트레인(모터, 변속기 등 구동장치) 부품주는 수소차 사업 확대로 기존 사업이 축소돼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차 공급사슬에서 각 부품이 차지하는 특징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 FCEV 내 연료전지는 외부에서 수소와 산소를 공급받아 전기를 생성한다. 전기를 만들기 위해선 스택(전기생성장치), 연료전지 주변장치, 수소저장 탱크가 필요하다. 연료전지 관련주로 수소차 연료전지 소재를 개발하는 시노펙스, 연료전지용 워터펌프를 생산하는 지엠비코리아 등이 거론된다. 유니크는 스택에 공급되는 수소를 제어하는 밸브를 생산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