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2년 12월 취임한 뒤 집무실에 주가 전광판부터 설치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를 앞세워 경기를 부양하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시장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아베 총리는 일본공적연금(GPIF)의 일본 주식 편입비율 확대를 유도해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GPIF는 2014년 10월 12%에 불과했던 일본 국내 주식 비중을 지난해 말 25%까지 늘렸다. 닛케이225지수는 2013년 초 10,000선에서 현재 21,000선까지 오르며 화답했다. 후지무라 다다히로 스팍스애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아베 총리가 주가부양 의지를 밝히며 주식과 펀드 투자를 두려워했던 일본인의 마음을 돌려놨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 증권협회가 합심해 펀드 투자를 유도하고, 근로자 노후 준비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퇴직연금 교육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미국 호주 등의 퇴직연금 제도를 벤치마크해 자동투자제(디폴트옵션)를 도입했다. 연금사업자가 근로자 성향에 맞춰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일본증권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일본 중산층 자금을 예·적금에서 투자상품으로 돌리기 위해 정부, 기업, 금융권 등의 적극적인 공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도쿄=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