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주요 투자처로 부상

1개월 수익률 평균 5.4%
美·베트남·日 등 주식형 펀드
마이너스 수익률과 대조

에너지 수입국인 인도
유가 하락에 경제 숨통
인도 펀드가 ‘반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줄줄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나홀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에너지 수입국인 인도의 경제 전망이 밝아진 덕분이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하면 중장기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인도 증시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G2 무역전쟁·경기둔화 우려에 해외펀드 죽 쑤는데…유가 하락에 나홀로 웃는 인도 펀드

한 달 수익률 5% 넘기며 선전

22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5개 인도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5.46%로 집계됐다. 연초를 기준으로 한 수익률은 -13.94%로 부진하지만 빠르게 만회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미국(-3.31%)을 비롯해 베트남(-5.39%) 일본(-5.33%) 유럽(-2.90%) 등 대부분 해외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개별 펀드 기준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 TIGER인도레버리지’가 한 달간 11.19%의 수익률을 올려 성과가 가장 좋았고 ‘미래에셋 연금인디아인프라’ ‘미래에셋 인도중소형포커스’ 등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들이 9%대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NH-아문디 올셋인도’ ‘IBK 인디아인프라’ ‘프랭클린 인디아’ 등도 5% 이상 수익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인도 증시의 흐름은 유가와 관련이 깊다. 인도는 대표적인 원유 수입국으로 석유 소비 수준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다. 하반기 들어 유가가 급등하자 지난 7월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180억달러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외환보유액마저 급격히 줄고 있다는 분석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서둘러 발을 뺐다. 인도 루피화 가치도 달러 대비 약 14% 급락했다. 국내 인도 펀드 대부분은 환 헤지 상품이 아니어서 손실이 더 커졌다.

10월 이후 국제 유가가 약 30% 급락하면서 인도 경제에 숨통이 트였다. 인도 증시는 올해 하반기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말부터 방향을 바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 센섹스지수는 지난달 26일 33,349.31까지 주저앉았다가 이후 5.78% 올랐다.

“미·중 무역전쟁 반사이익”

전문가들의 인도 펀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쪽에서는 인도 경제의 탄탄한 펀더멘털을 근거로 제시한다. 지난 2분기 인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년 만에 가장 높은 8.2%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4년 5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꾸준히 7%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인도 경제의 잠재력을 해외 투자자들이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성장률이 둔화하자 이를 보완할 시장으로 인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 전망이 대체로 밝지 않지만 인도는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지방선거에서 모디 총리가 속한 인도국민당이 약진하면서 모디 총리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호재다. 그는 적극적인 외자 유치와 인프라 투자를 통한 내수성장 기반 강화책을 펴 인도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인도 증시의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7.8배로 한국(7.7배) 중국(10.2배) 일본(11.9배) 유럽(12.3배)은 물론 미국(15.6배)보다도 높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국면에서는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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