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19일 오전 4시30분

롯데쇼핑 대한항공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기업들이 연이어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상환하고 있다. 경기하강 조짐 속에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이자 부담이 큰 차입금 상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5일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해 5년 전 발행한 2700억원어치 영구채를 모두 갚았다.

롯데쇼핑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내년부터 이 영구채의 금리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16일 기준 연 2.055%)에 1.5%포인트를 가산한 연 3.555%로 재조정된다. 기존보다 금리가 낮아지긴 하지만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이 회사의 5년 만기 채권금리(연 2.575%)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회사의 결정에 따라 만기 연장이 가능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발행회사가 청산하면 원리금을 상환받는 순위가 뒤로 밀려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도가 낮은 대신 금리가 높다. 영구채를 발행한 기업은 자본 확충을 통한 부채비율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매년 높은 이자를 지출해야 한다.

대한항공도 3년 전 찍은 해외 영구채 3억달러(약 3300억원)어치를 오는 25일 콜옵션을 행사해 갚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이 영구채를 조기상환하지 않으면 현재 연 6.4%인 금리는 연 10.4%로 훌쩍 뛴다. 채권시장에선 이 회사가 일단 고금리 영구채를 갚은 뒤 금리 부담을 최대한 낮춰 국내외에서 선순위 채권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만기인 26일에 맞춰 1030억원 규모 영구채를 상환하기로 했다. 3년 만기로 발행된 이 영구채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만기를 늘리기로 결정하면 금리가 연 5.2%에서 연 7.2%로 상승하고 그 이후 매년 0.5%포인트 높아진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