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obbyconsol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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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2018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AMD는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용 GPU(그래픽 처리장치) 매출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GPU를 주로 생산하는 AMD는 3분기 매출 1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6% 감소한 수치다. AMD의 컴퓨팅 및 그래픽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4% 줄어든 게 컸다.

암호화폐 채굴 수요 감소 영향으로 볼 수 있다. AMD의 그래픽카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작업증명방식(PoW)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채굴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AMD 그래픽카드 가격이 급등하는가 하면 채굴 전용 그래픽카드도 출시됐다.

현재는 암호화폐 채굴 수요 감소로 그래픽카드 판매량도 줄어들었다는 게 AMD의 시각. 각국 정부의 규제 이슈, 암호화폐 가격 하락, 채굴 난이도 상승, 채굴 보상 감소, PoW 방식 도태 등의 영향으로 암호화폐 채굴용 그래픽카드 수요가 줄며 가격대도 원래 수준으로 돌아갔다.

실제로 이달 서울 용산의 한 컴퓨터 부품 도매업체는 AMD가 RX580 GPU를 기반으로 만든 암호화폐 채굴 전용 그래픽카드를 소매가 12만9000원에 판매했다. 채굴 전용이 아닌 동급 그래픽카드의 소매가격이 3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 값에 처분한 셈이다.

AMD는 3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관련 GPU 판매량을 "매출에서 한 자릿수 비중을 차지한다. 무시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AMD는 암호화폐 채굴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평가해왔다. 올 초 연례 보고서에서 암호화폐의 불안정성이 높아 그래픽카드 부문 매출과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사 수 AMD 대표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블록체인에는 거의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 대한 불신을 나타낸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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