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IBK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29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8억원)보다 40% 이상 늘었다. 7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인 곳은 자산관리(WM)부문이다. 올 상반기 10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동기보다 57% 증가했다. 복합점포 확대 등에서 모기업 기업은행과 협력을 강화하며 이룩한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은행에서 부행장까지 지낸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사진)이 모기업과의 협력과 시너지를 강조한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사장은 “창립 10년 만에 자기자본 규모를 두 배로 늘리고 외형 기반을 확대해 자본시장 리더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임기 내에 자산규모 10조원, 유효고객(예탁자산 1000만원 이상) 10만 명, 순이익 1000억원이라는 ‘10·10·10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IBK투자증권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창립 이후 최대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반기 순이익이 2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8억원)보다 40% 이상 늘었습니다. 기업은행과 협력해 복합점포를 늘리면서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증가한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모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은행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소개하는 한편 협력사업도 할 계획입니다.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한 것도 성장에 보탬이 됐습니다. 올 들어 9월까지 중소기업 지원 규모는 425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 늘었습니다. 내년 말까지 투자금액을 1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업은행과의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수익성과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 수와 관리 자산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먼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관련 금융투자상품, 채권 등 상품을 다양화해 보수적인 은행 고객의 ‘입맛’도 충족시키려고 합니다. 지난해 말 10개였던 복합점포는 올해 말까지 19개로 늘릴 계획입니다. 더 많은 은행 고객이 쉽게 증권사 창구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기업은행과 연계해 중소기업 지원도 확대할 생각입니다. IBK투자증권은 2016년 신기술투자조합 사업자로 등록해 초기 기업, 비상장 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같은해 12월 알리코제약에 투자해 올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켰습니다.

이 투자로 330%의 수익률을 달성하며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했습니다. IBK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을 유치해 투자금액을 늘려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좋은 사례입니다.”

▶지난 5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재지정받았습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이 재지정의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 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기업들에 성장사다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초기 기업의 성장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신기술투자조합 등으로 자금조달을 돕고 이후 코넥스시장, 코스닥시장 상장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건실한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올 2월부터는 IBK베스트챔피언 인증제도를 도입해 경쟁력 있는 기업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6월에는 키움증권, SK증권과 함께 코스닥기업분석 보고서 발간 사업자로 선정돼 지금까지 49개의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중소기업과 함께 신입사원도 선발했습니다.

“상반기 우수 중소기업과 신입사원 연합채용을 했습니다. IBK투자증권이 신입사원 50명을 뽑으면서 6개 중소기업의 신입사원도 함께 뽑는 방식이었습니다. IBK투자증권이 투자하는 믿을 만한 회사라는 점을 알려줘 중소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첫 시도여서 지원 인원이 많지는 않았지만 제도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하반기에도 이런 채용방식을 유지해 중소기업이 채용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해외 진출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전문인력을 영입해 다양한 해외 대체투자 상품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9월엔 포스코건설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 리도 신도시 1단계 개발사업 참여와 금융조달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습니다.

7월엔 삼성증권 한화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랑스 덩케르크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지분 인수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올 들어 3분기까지 해외 대체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습니다.”

▶취임 당시부터 여성 인재 육성을 강조했습니다.

“국내 500대 기업의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7%로 유럽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합니다. 능력이 뛰어난 여성 관리자들이 여전히 유리천장에 막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 경영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여성 인재를 중용했습니다.

금융업계의 자산관리 영업 분야는 여성 프라이빗뱅커(PB)에 대한 수요가 많고 이들의 성과도 좋아 여성 인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팀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는 지난해 말 4명에서 15명으로 늘렸습니다. 지난해 16명이던 여성 승진인원도 52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카카오가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 온라인 분야 경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의 모바일 거래비중은 2012년 9%에서 올해 40%로 늘었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고 강화해나가야 하는 분야입니다. 모바일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올 7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IBK팜(FARM)을 선보였습니다.

촉알림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 경쟁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촉알림서비스는 주문 후 미체결 종목에 대해 별도 설정 없이 주가가 주문가격에 도달하면 메시지를 발송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내년 목표는 무엇입니까.

“올해는 취임 첫 해로 회사의 비전을 수립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역점을 뒀습니다. 내년은 구체적인 사업실행을 통해 중소기업과 IBK투자증권이 안정적으로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 리더, 자본시장 리더로의 도약’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오는 12월 ‘백동(百同)포럼 발대식’을 시작으로 우수 중소기업, 교육기관, 대기업의 상호 교류를 통한 성장 발전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연수 및 세미나를 열어 지원하려 합니다. IBK베스트챔피언 기업도 올해 말까지 30개로 늘리고,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