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증권주도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이달 들어 5개 증권주가 1년 내 최저가로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사업에서 안정된 수익을 내는 한편 연말 배당성향이 높은 증권주를 중심으로 선별 투자에 나서봄직하다”고 조언했다.
신저가 찍은 증권株, 저가매수 타이밍 왔나
신저가 증권주 잇따라 등장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금융지주는 200원(0.32%) 내린 6만30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17.21% 급락했다. 지난 11일엔 1년 내 최저가인 장중 6만9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10월 등락률 -17.47%), 삼성증권(-13.78%), 대신증권(-11.60%), 키움증권(-21.44%) 등도 이달 들어 1년 내 최저가를 찍었다.

최근 증권주 급락의 가장 큰 이유로는 실적개선 추세 둔화 가능성이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증권사 6곳의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조7093억원으로 3개월 전(2조7587억원)보다 1.79% 감소했다.

순이익 추정치가 줄어든 것은 국내외 증시의 활력이 떨어지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관련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3분기 주식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전분기보다 33% 감소했다.

자산관리(WM)나 자기자본 투자 부문에서 수익이 줄어들거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증시 하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판매가 급격히 감소해 WM 부문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고, 금리 상승으로 채권운용 부문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상환 ELS 잔액은 67조933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4% 증가했다. 3분기 발행금액은 14조270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2% 감소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수요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안정적 수익 낼 종목에 관심

증권업계에선 증권주의 최근 조정폭이 과도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해당 시점 주가) 등을 고려할 때 저가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주가 하락으로 주요 증권사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높아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전망치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삼성증권 0.52배, 미래에셋대우 0.64배, 한국금융지주 0.80배 등으로 청산가치인 1배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급락으로 대형 증권사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3.7%로 은행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하반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상반기에는 뛰어난 성과를 냈다”며 “전반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잘 분산돼 증시상황에 따른 실적 변동폭이 크지 않은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등 대형 증권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예상실적 기준 미래에셋대우와 한국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은 7.81%, 14.72%로 지난해보다 높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발행어금 업무와 관련한 투자은행(IB) 수익이 꾸준히 늘고 있고 저축은행, 캐피털 등 자회사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