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2일 오후 4시54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성동조선해양 매각이 사실상 무산됐다. 접수 마감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낸 투자자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창원지방법원과 매각주관사 PwC삼일회계법인이 예비입찰로 이날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지만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

예비입찰 참여자가 없어 정식 인수제안서를 받는 오는 5일 본입찰도 무의미해졌다. 올 연말 회생계획안 인가를 목표로 추진되던 성동조선해양 회생절차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이번 매각이 최종 무산되면 법원과 매각주관사는 ‘통매각’이 아니라 분리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1, 3작업장(야드)과 2작업장을 분리해 팔겠다는 것이다. 재매각 작업은 이르면 이달 말께 추진될 수 있다.

성동조선해양의 핵심 자산은 일관흐름생산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2야드다. 부지 면적 92만8769㎡에 최대 32척의 배를 건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2야드만으로도 독자 조선소 운영이 가능하다.

20만496㎡ 규모의 1야드는 규모가 작고 설비가 노후화됐다. 현재 조립공장으로 쓰이는 49만6604㎡ 규모의 3야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LNG발전소 사업 부지로 활용하기 위해 성동조선해양과 약 11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자산을 분리해 매각하면 당초 3730억원에 달했던 성동조선해양의 청산 가치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이 무산된 것은 원매자들이 성동조선을 통으로 인수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2야드만 따로 떼어 매각할 경우 투자자 유치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