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특례 상장’ 1호를 향한 바이오기업 셀리버리의 도전이 성공할지 여부에 투자은행(IB)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주관 증권사의 추천을 받아 상장하는 이 제도를 처음으로 활용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셀리버리의 공모 결과에 이 제도의 활성화 여부가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셀리버리… '1호 성장성 특례상장' 성공할까
셀리버리는 지난 13일 성장성 특례 방식으로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연내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성장성 특례 상장 제도는 2016년 말 도입돼 지난해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실제 활용된 사례가 없었다. 성장성 특례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짊어져야 하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셀리버리 IPO를 대표 주관하는 DB금융투자는 셀리버리의 일반 청약에 참여해 공모주를 받아간 개인 투자자들이 요구할 경우 상장 후 6개월 동안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되사줘야 할 의무를 진다. 풋백옵션 기간이 상장 후 3개월인 ‘테슬라 요건(적자기업 특례)’의 두 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공모가를 합리적으로 책정했다고 하더라도 상장 후 6개월 동안 주가가 공모가를 계속 웃돌지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며 “바이오기업은 기업가치와는 별개로 외부요인에 따른 업종 전체의 주가 등락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셀리버리의 주관사가 풋백옵션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된 카페24의 경우 상장 후 현재까지 주가가 공모가(5만7000원)를 큰 폭으로 웃돌아 환매청구권 행사가 전혀 없었다.

주관사인 DB금융투자와 셀리버리는 ‘기술성장기업 상장 특례’ 수준의 검증을 거쳤다는 점을 기업설명회(IR) 과정에서 부각시킬 예정이다. 대부분 바이오기업이 상장하기 위해 활용하는 기술성장기업 상장 특례는 외부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일정 이상의 등급을 받아야 한다. 성장성 특례 상장은 전문기관의 등급 평가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셀리버리는 자체적으로 복수의 외부기관에서 성장성 등에 대한 의견을 받았다.

2014년 설립된 셀리버리는 파킨슨병 신약후보 물질 등을 포함한 바이오의약품 및 연구용 시약을 연구하는 바이오기업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2만5000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예상 공모금액은 227억~284억원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