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29조원) 고지에 오르면서 최근 조정을 받아온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가 함께 반등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선 앞으로 기술주 전체가 상승하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등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애플(2.8% 상승)뿐만 아니라 아마존(2.1%), 넷플릭스(1.8%),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0.7%) 등 다른 기술주도 동반 상승했다. 최근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졌던 페이스북(2.7%)과 트위터(2.8%)도 반등했다. 테슬라는 16.2%나 급등했다.

'애플 효과' 기술주 반등 조짐… '옥석 가리기'는 계속될 듯
기술주 주가가 계속 오를지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린다.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이 하루 19% 폭락한 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 등은 정보기술(IT) 섹터 주식과 성장주 비중을 낮출 것을 조언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주식전략가는 “과거 10년간 시장을 주도해온 기술주의 리더십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기술주 비중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술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지금 국면에서는 고점에 근접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시장 기술주의 대장주식인 애플에 대해서도 평가가 나뉜다. 애스워스 다몬다란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애플의 가치는 합리적 평가에 따른 것”이라며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애플의 향후 12개월 예상 PER은 15.7배로 S&P500 기업의 평균 PER(16.5배)보다 낮다. 이에 반해 노무라인스티넷의 프랭크 카페럴리 분석가는 “2017년 4월 이후 애플은 평균 15% 이상 오른 랠리가 몇 번 있었는데 끝엔 항상 하락하곤 했다”며 “애플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뉴욕 주식중개회사인 BTIG의 줄리언 이매뉴얼 수석전략가는 “기술주 사이에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몇몇 기술주는 PER 10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20~25배 수준에 머물고 있는 주식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투자회사 스미스앤드윌리엄슨의 크리스 포드 펀드매니저는 “기술주 성과가 모두 같지는 않으며 이런 차이는 계속될 것”이라며 “기술주 섹터 전체에 투자하기보다는 개별 주식에 대한 판단을 기초로 차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