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인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이 결과 당초 회사가 희망한 가격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티웨이항공은 20일 공모가를 1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가격 범위(1만4600~1만67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기관투자가들의 호응을 모으는 데 실패한 영향이다. 지난 17~18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23.03 대 1에 그쳤다. 외국 기관투자가의 참여율이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회사가 희망가격 범위에 미달하는 수준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건 SG(1월 코스닥 상장), 에코마이스터(3월 코스닥 상장)에 이어 세 번째다.

티웨이항공이 수요예측에서 고전한 이유로는 유가 상승이 꼽힌다. 유가가 오르면 항공사 비용이 증가해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상장한 진에어와 제주항공의 주가 부진도 티웨이항공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는 평가다.

이처럼 공모가를 낮추면서 티웨이항공이 IPO를 통해 조달하려던 자금 규모도 줄어들게 됐다. 티웨이항공이 목표로 한 공모금액은 최대 2672억원(희망 공모가 범위의 최고가 기준)이었으나 1920억원으로 감소했다.

티웨이항공은 상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 중 500억~600억원가량을 항공기 구매에 사용해 신규 노선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목표 금액의 절반 수준인 272억원만 항공기 구입에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향후 성장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는 오는 23~24일로 예정된 일반 청약에도 ‘적신호’가 켜졌다고 보고 있다. 일반 청약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보통 수요예측 결과를 참고해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의 대표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인수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가 맡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