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이후 큰 폭의 조정을 받아온 화학, 철강, 광물 등 소재업종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 포스코(철강) 롯데케미칼(화학) 등 업종 내 ‘간판’ 종목의 급락 추세가 멈춘 가운데 몇몇 종목엔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 등 ‘큰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실적 매력' 커지는 화학·철강株, 바닥 쳤나
◆증시 조정에 휩쓸린 소재업종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철강·금속업종지수는 26.10포인트(0.56%) 하락한 4661.97로 장을 마쳤다. 포스코, 동국제강, 고려아연 등의 종목으로 구성된 철강·금속업종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직전인 지난달 11일 5570.60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9일엔 연중 최저치인 4528.72로 떨어졌다. 이후 완만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으로 구성된 화학업종지수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화학업종지수는 지난달 12일 6094.85를 찍은 뒤 하락 반전해 지난 4일 연중 최저치(5511.98)로 추락했다가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마감지수는 5587.02다.

소재업종이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한 조정을 받은 것은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증시 조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점이 부각돼 타격이 더 컸다. 지난달 11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6.58% 하락했고, 철강업종지수와 화학업종지수는 각각 14.52%, 8.11% 떨어졌다.

화학업종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마진 축소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1월2일 배럴당 60.37달러였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미국의 이란 제재 등의 요인으로 지난 3일 연중 최고치인 74.14달러까지 치솟았다.

◆실적개선 가능성 커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하반기 경영여건은 소재업종에 대체로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선 원재료(원유, 철광석 등) 가격 하락으로 주요 제품 마진이 확대되는 추세다.

화학업종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 6월 생산량 확대 등으로 최근 하향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는 배럴당 68.08달러로 마감해 3일 연중 최고치 대비 8.17% 내렸다.

핵심 화학제품인 에틸렌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생산 비용을 뺀 금액)는 1월 월평균 t당 770달러에서 5월 600달러로 감소했다가 지난달 714달러로 커졌다.

철강업종은 철광석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구조조정과 환경규제 강화로 공급이 축소되면서 롤마진(철근 가격에서 철광석 등 생산 비용을 뺀 금액)이 확대되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철강업계 구조조정은 1단계인 설비폐쇄를 지나 2단계인 설비가동 규제 및 업계 재편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저평가 매력 부각

이에 따라 소재업종 내 주요 종목은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각 업종 내 ‘간판’인 포스코와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각각 36.8%, 11.3% 증가한 1조3398억원과 70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은 커졌다. 포스코와 롯데케미칼의 올해 실적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각각 7.85배와 5.11배로, 동종 업종 내 글로벌 비교 대상인 일본 신닛테쓰스미킨(9.5배)과 독일 바스프(12.6배)에 비해 낮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소재업종에서 포스코(302억원 순매수) 코오롱인더스트리(142억원) 롯데정밀화학(131억원)의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기관은 LG화학(782억원) 고려아연(186억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